9년 전 못다 올린 여행 사진을 이제 올린다. 여행 마지막에는 카메라 충전기가 없어서 배터리 나간 카메라 대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그래서 몇 장 되지도 않는 사진이 화질도 안 좋지만 9살 젊은 엄마와 나의 모습이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데 의의를 두기로 한다.

요코하마에서 서양식 건물을 본 뒤 도쿄에서 츠키지 시장, 우에노 시장, 고양이로 유명한 작은 동네 닛뽀리, 와세다 대학을 갔다. 나는 닛뽀리의 기억이 좋아서 3년 전에 민준씨를 데리고 또 갔지만, 엄마가 닛뽀리를 아주 관심 있게 보시진 않았을 것 같다. 그냥 내가 가고 싶어서 갔겠지. ㅠㅠ 좀 더 잘 알려진 관광지에 갔어도 좋았을 텐데. 애초에 도쿄에서 보낸 시간이 별로 없었던 것 같기도 하다. 짧은 시간에 바삐 다니느라 둘 다 얼굴에 피곤한 기색이 보인다.

 

돌이켜보면 엄마는 나랑 여행을 가서 한 번씩은 고생을 했던 것 같다. 이때 간 일본에선 너무 많이 걸었고, 미얀마에선 산속의 소수민족 집에서 밤에 화장실을 가다 미끄러지고, 발리에선 바다에서 목을 다치고, 미국 시카고에선 잠을 못 자서 박물관에서 쓰러져 쉬어야 했고, 미국 서부에서도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트고. 마음고생에 대해서는 굳이 쓰지 않겠다. ㅠㅠ 그래서 엄마가 여행 가기 내켜하지 않는 게 아닐까? ㅠㅠ

이번에 갈 스페인, 프랑스에서는 안전하게 쉬엄쉬엄 다녀야겠다.

 

내 구형 연두색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고 스티커를 넣었다.
요코하마의 서양식 건물을 둘러보면서. 방명록 쓰는 중
엄마 표정이 좋다. 9년 전에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엄마 사진을 여기서 많이 찍었다.
서양식 집을 나오면서.
지나가다 본 묘지.
남의 예쁜 집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ㅎㅎ

 

이 사진 두 장 말고도 고양이 장식품 사진을 잔뜩 찍어놨는데 도대체 어디서 본 것인가? -.-
조그마한 방에 필요한 시설과 물건들이 알차게 들어가 있다고 신기해하던 엄마.
숙소에서도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보니 아직 체력이 있었나 보다.
아침으로 먹은 주스와 젤리일까?
츠키지 시장에서 먹은 회덮밥.
이 가게는 지금도 영업하는 것 같다.
메뉴. 지금은 얼마일까?
내 성을 일본어로 쓴 것 같아서 신기해서 찍었나 보다. 엄마, 제가 일본에도 빌딩이 있네요. ㅎㅎ
우에노 시장에서 막대에 꽂아 파는 파인애플을 사먹었다.
간단한 식사거리와 디저트를 파는 일본식 찻집인 아마미도코로(甘味処)에 들어왔다.
싸우진 않았던 것 같은데 왜 둘 다 시무룩한가? 피곤했을까?
떡과 어묵이 든 국이었을 듯.
일본식 디저트 안미츠. 한천, 떡, 아이스크림, 과일에 흑설탕 시럽을 끼얹었다. 
와라비모찌. 고사리 전분으로 만든 떡이다.
역시 피곤해서 시무룩했나 보다.
엄마는 뭘 샀을까? 과자를 샀을 듯.
가게 천장은 왜 찍었을까?
묘지는 왜 자꾸 찍었을까?
동네 절인지?
피곤한 와중에 포즈를 취해주는 엄마...
이것도 절에 있는 묘지가 아닌지? -.-
고양이로 유명한 동네 닛뽀리. 길고양이도 많고 고양이 기념품도 많이 판다.
전형적인 일본의 작고 아기자기한 번화가 모습.
가게 처마 위에 고양이 동상을 세워놨다.
숙소에 가다 지쳐서 쉬고 있다.
택시라도 태워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ㅠㅠ
돌아오는 길 숙소 건물이 반가워서 찍은 듯.
숙소에 와서 사온 과자를 풀어놨다.
다음날 편의점 도시락으로 아침식사를 했나 보다.
통딸기가 든 찹쌀떡을 엄마가 꼭 먹어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맛있는 음식인지 잘 모르겠는데 ^^;
라스베가스 호텔에서도 피곤했던 날 밤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 ㅎㅎ
떠나기 아쉬웠던 걸까?
와세다 대학에 왔다. 수업을 듣던 건물이었을까? 사진이 너무 못생기게 나왔다 ㅠㅠ
와세다 대학 캠퍼스인가 보다. 참 안 예쁘게 찍었다.
도대체 이 건물은 왜 찍었을까?
와세다 대학 근처에서 먹은 텐동(튀김덮밥)과 우동일까?
뭔지 모르겠지만 둘 다 무슨 음료를 마시는 사진이 마지막으로 찍혀 있다.

Posted by 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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