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많이 불던 8월 27일에 찍은 사진이다.
농사 끝물이라 그리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지만 그냥 기록삼아 찍어봤다.
집안과 덱 사이 출입구에 달아놓은 방충망 커튼이다. 2년 넘게 썼더니 다 찢어지고 있다.
낮에 사람이 있을 때는 고양이를 위해 늘 문을 열어놓기 때문이 방충망 커튼이 꼭 있어야 한다.
(그래도 파리가 어떻게 틈을 찾아서 이틀에 한 마리 정도는 들어온다.)
스피아민트 화분. 올 여름엔 민트를 여러 종류 키우고 있는데 개중에서 가장 얌전한 민트다. 민트는 runner(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긴 줄기. 땅에 닿으면 뿌리를 뻗는다)를 뻗어 퍼지는데, 스피아민트는 runner를 덜 만든다. 다른 민트가 얼마나 runner를 왕성하게 뻗느냐면,
바닥에 깔린 붉은 줄기가 다 runner다! 얘는 애플민트.
저렇게 퍼지고 싶어하는데 화분에 가둬놔서 미안하다.
옆의 양동이에는 거의 다 죽은 토마토(Black Krim) 화분을 정리하다 건진 싱싱한 토마토 줄기를 물꽂이해놨다.
지금 뿌리를 내서 키워봤자 토마토 한 알도 못 건질 텐데 죽이려니 마음이 켕기고 -.-
페퍼민트와 비슷하게 생긴 초콜릿 민트
Sun Gold와 Matt's Wild Cherry. 둘 다 방울토마토다. 달고 맛있는데 따기가 너무 귀찮다. ㅠㅠ
따기가 귀찮을 정도로 수확량이 많은 건 좋은 일이지만...
시드는 건 시즌 끝물엔 어쩔 수 없는 건지 아니면 내가 뭘 잘못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Taxi 토마토. 역시 다 죽어가고 있다.
오른쪽에는 Black Krim 토마토가 있었는데 뽑아내고 당근을 심었다.
(그리고 또기가 매일 올라가서 판다 ㅠㅠ)
뭔가 심었는데 뭘 심은 건지 모르겠다.
뭔가 심었는데 또기가 흙을 파서 그런지 제대로 나질 않는다 ㅠㅠ
골든 히솝과 마조람. 둘을 같은 화분에 심은 게 잘한 건지 모르겠다.
히솝은 민트의 친척인데 아니스 같은 향이 나고(난다고 하고-.-) 마조람은 타임 비슷하게 생겼는데 좀 더 꽃, 과일스러운(?) 향이 난다.
히솝 꽃은 벌에게 인기가 많다.
토마토꽃, 고추꽃 등 채소 꽃이 많이 져서 우리 집에 오는 벌은 이제 먹을 꿀이 별로 없다.
줄기가 딱딱해지는 걸 막으려면 꽃을 따줘야 하는데 벌에게 보시한다는 마음으로 (귀찮아서가 아니라) 그냥 두고 있다.
또기의 흙 파기를 견뎌내고 무섭게 자라는 무.
무슨 무인지는 모르겠다. wild radish나 ponytail radish 둘 중 하나.
다람쥐 때문에 망한 그라운드 체리를 뽑아내고 당근을 심었다. 또기가 파는 것을 막기 위해 망을 올려놨다.
(원래 조립해서 선반을 만드는 용도로 민준씨가 미국에 오는 나를 맞이하고자 산 신혼 살림이다. -.-)
뽑아낸 그라운드 체리(ㅠㅠ)
지나다니다 열매를 하나씩 주워먹는다. 잘 안 보이지만 수백 개의 열매가 떨어져 있다.
대부분 다람쥐 때문에 덜 익은 채 떨어졌지만 ㅠㅠ
다 죽어가는 오이와 멜론. 얘네는 원래 더위와 곰팡이 등을 못 이기고 늦여름에는 이렇게 되는 듯하다.
곰팡이 예방용 우유 스프레이를 더 잘 뿌려주고 병을 퍼뜨리는 벌레(cucumber beetle)을 잘 잡아줬으면 좀 더 오래 살게 할 수 있었을까 싶지만...
다람쥐가 자꾸 오이와 멜론을 훔쳐간다.
스타킹을 잘라서 멜론을 숨겨놨다.
이제 답답해서 스타킹은 못 신겠다.
다 죽어가는 오이와 멜론 반대편에서.
다람쥐를 막겠다고 bird netting을 둘러놨는데 잘 안 보인다.
미즈나, 아마란스(빨간색 큰 식물), 파슬리, 마늘 화분.
미즈나와 아마란스는 샐러드용으로 심은 건데 안 먹고 늙어가고 있다.
저 작은 화분에서 저 정도 크기로 자라는 아마란스가 대단하다. 뽑아도 되는데 관상용으로 그냥 두고 있다.
오렌지 민트와 페퍼민트도 보인다.
레몬버베나.
레몬향을 원하지만 신맛은 싫을 때 쓰기 좋은 허브.
차를 끓이면 맛있다.
덱에서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갈릭차이브 화분이다.
마늘이 없을 때 or 마늘 다지기 귀찮을 때 대용으로 쓴다.
민트과 식물인 페니로얄.
먹지도 못하는 건데(독이 있음. 옛날엔 임신을 중단하기 위한 민간 요법에 썼다고) 예뻐서 샀다.
무지막지하게 잘 자란다. 화분이 안 보일 지경.
기면서 자라는 식물이라 화분에 두지 말고 ground cover용으로 키우면 좋을 것 같은데.
왼쪽 위 귀퉁이에 진저민트, 그 옆에 스트로베리민트(꽃 핀 것), 바닥에 있는 갈색 화분은 다 죽은 망고나무.
진저민트는 여행 갔다온 사이에 말라서 다 죽었는데 한두 달 지나고 갑자기 빈 화분에서 싹이 나더니
금세 저렇게 화분을 채웠다. 게을러서 빈 화분을 그냥 놔뒀는데 게을러서 좋은 일도 있다.
스트로베리민트는 예쁘고 향도 좋은데 파리에게 너무 인기가 많다.
망고나무는 밖에 놔뒀더니 어느날 꺾여 있었다. 뭐 어차피 망고를 수확할 것도 아니었고... 라고 생각하면서 슬픔을 추스른다. -.-
꺾인 망고나무 옆에서 그라운드 체리가 제멋대로 자라나다가 죽어가고 있다(물을 안 줘서).
그라운드 체리는 열매가 다 익으면 알아서 떨어지는 식물이라 모르고 못 줍는 일이 많다.
거기다 올해는 다람쥐 때문에 너무 많은 열매가 떨어져서 여기저기서 발아하는 바람에 요즘은 거의 잡초 취급받고 있다.
진저민트 클로즈업.
옆에 꺾어놓은 토마토 가지가 있다.
노래진 바질. 뽑아야 하는데...
한창때 몇 번 수확해서 바질페스토를 만들었다.
오른쪽엔 로즈마리+오레가노 화분.
로즈마리는 겨울에 실내에서 시름시름하다가 밖에 내주니 언제 아팠냐는 듯 기운차게 자란다.
오레가노는 옆집 사람이 준 건데 작은 흰 꽃을 피우고 있다.
둘 다 요리할 때 조금씩 꺾어 다져 넣으면 향이 일품이다.
작년 여름에 심은 파인애플은 중간중간 정체 모를 동물들에게 습격을 받으면서도 잘 크고 있다.
추워지면 들여놔야 하는데 집안에 놓을 곳이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Matt's Wild Cherry.
얘는 덱 위에 있는 토마토보다 훨씬 병이 많이 들어 잎을 거의 다 잃었는데 어떻게 열매는 계속 맺고 있다.
Sun Gold.
엄청나게 많은 토마토를 생산하다가 급격하게 시들어가고 있다.
토마토 따러 나와 있다.
점심을 해먹으려면 토마토 따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ㅎㅎ
원래 오크라 화분이었는데 오크라 농사가 초반에 망하고, 다음에 당근과 쑥갓을 심고, 남은 자리에 애호박을 심었다가 squash vine borer 때문에 죽였던 화분이다.
지금은 Black Cherry 토마토가 당근, 쑥갓과 더불어 맘대로 자라고 있다.
늦게 싹이 튼 토마토라 추위에 죽을 때까지 열매를 많이 생산하진 못하겠지만, 5월에 심은 식물들이 다 노랗게 떠 시들시들한 8월에 푸른색을 뽐내며 시각적 위안을 준다.
쑥갓꽃.
쑥갓은 샤브샤브에 한 번 넣어먹었다. -.-
그리고 놔두니 시들시들하다가 두 달 뒤에 이렇게 꽃이 피었다.
옆집은 벌써 가을 분위기를 낸다고 국화 화분을 사다놨던데 나도 국화 친척인 쑥갓꽃으로 나름 기분을 내본다. ㅎㅎ
죽지 않은 오크라 한 포기.
이제 자라서 어쩌려고 그러니 ㅠㅠ
가지 화분.
앞에 보이는 뚱뚱한 고추는 헝가리안 왁스 페퍼.
피클 만들려고 키우는 약간 매운 고추다.
작년에도 키웠는데 이번에 훨씬 농사를 잘 지었다.
뒤는 Corbaci Pepper라는 안 매운 고추(sweet pepper)다.
긴 고추인데 벨페퍼(한국에서 말하는 파프리카) 대용으로 쓴다.
역시 다람쥐가 망친 그라운드 체리를 뽑고 배추와 콩(pea)을 심었다.
자꾸 누가 와서 파헤치는데 다람쥐겠지 ㅠㅠ
콩, 상추, 고수.
콩(bean)이 펜스를 덮고 있다.
어린 콩을 따서 통째로 데쳐먹으면 달고 상큼하다.
콩이 늙으면 이렇게 근육질이 된다.
펜스 레일 위에서 키우는 한련화(nasturtium).
잎과 꽃을 먹으려고 키우는 건데 약간 매운맛이 나서 잘 손이 안 간다.
작년에 소금에 절여놓은 한련화 씨앗이 아직 있는데 역시 손이 안 간다. ㅠㅠ
한련화와 wandering jew가 심겨 있고 최근 시소(일본 깻잎)가 제멋대로 자라기 시작한 hanging basket.
걸어놓을 데가 없어서 그냥 덱 바닥에 두고 있다.
우리끼리 '밭'이라고 부르는 큰 raised bed.
전에 살던 사람이 대충 만들어놓고 간 걸 고쳐 쓰고 있다.
작년에는 코스모스, 스냅드래곤, 채송화 등 꽃을 심었고 올해는 토마토를 심었다.
코스모스가 뿌린 씨가 알아서 발아한 덕에 코스모스도 몇 포기 있다.
비실비실한 토마토 모종을 버리기 아까워 심었는데 의외로 잘 자란다.
수확을 한 차례 마치고 찍은 사진이라 토마토가 잘 안 보이는데 그간 꽤 많이 따먹었다.
잘 보면 토마토가 이렇게 숨어 있다.
토마토 식물이 지지를 전혀 안 해줘서 다 누워 있는 탓이다.
기어나오는 토마토.
차 뺼 때마다 밟을까봐 노심초사다.
여기엔 뒤늦게 호박을 심었는데 다 망했다. ㅠㅠ
지저분한 우리 집 전경 ㅎㅎ
토마토 줄기가 펜스 밖으로 빠져나와 자라고 있다.
높이 있는 토마토를 따려면 아래에 보이는 사다리에 올라가야 한다.
한국 무와 깻잎.
무는 심은 거고 깻잎은 알아서 자라고 있다.
식물, 특히 토마토를 만지고 나면 금세 초록물이 든다.
손 피부를 보면 잘 모르지만 손을 씻으면 초록물이 끊임없이 나온다.
토마토를 다 따고 다시 덱으로 올라왔다.
부엌에 난 창으로 보이는 shamrock.
방금 딴 토마토와 바질로 만든 파스타다.
내가 이제까지 만든 파스타 중 비주얼은 제일 좋았는데(선명한 빨간색!) 맛은 별로였다.
아마 마늘과 양파를 안 넣었고 사진 찍는 동안 면이 분 탓이다.
저녁에 먹을 밥을 짓는다.
콩은 밖에서 따온 것이다.
빨리 먹지 못한 것은 껍질이 질겨져서 통째로 먹지 못하고 속의 열매를 빼서 먹는다.
마른 콩은 연보라색이고 덜 마른 콩은 희다.
이렇게.
야채 굽는 데 쓰려고 오레가노와 로즈마리, 갈릭차이브 꽃봉오리를 따왔다.
오븐에 들어가기 직전, 마늘과 허브에 버무린 콩과 애호박, 브로콜리.
애호박과 브로콜리는 사왔다.
수확한 토마토를 넣어본다.
따님이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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