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밑둥만 남겨놨던 가지 뿌리를 뽑았다. 한 차례 수확하고 더 꽃을 피울 기미가 보이지 않아 뽑은 것이다.
Earthbox(내가 만들어 쓰고 있는 sub-irrigated planter와 같은 구조의 상용품) 설명서에 가지는 한 화분에 두 포기만 심으라고 되어 있는데, 식물 크기에 비해 공간을 너무 많이 주는 것 같아 무시하고 올 봄 여섯 포기를 심었다. 그런데 이제 뿌리를 뽑아보니 두 포기만 심으라고 한 이유를 알겠다. 뿌리가 토마토 못지않게 굵으면서도 조밀해서 흙을 꽉 움켜쥐고 있다. 어쩌면 너무 비좁게 심어서 제 잠재력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꽃을 그만 피우기로 한 건지도 모르겠다.
가지를 뽑은 자리에는 구획을 나눠 lettuce mix(Pinetree Garden Seeds에서 구입), wild radish(작년에 Edible Ottawa Garden 페이스북 그룹의 누군가에게서 교환해온 것), spinach mix(Pinetree), ponytail radish, Sea Foam Swiss chard를 심었다. 종류당 씨앗 6알만(스위스 차드는 2알) 심고 발아율과 발아 시기를 지켜보기로 했다. (이제까지 잎채소, 뿌리채소류 씨앗들은 생각날 때 아무렇게나 뿌려서 뭐가 언제 나서 얼마나 잘 자라는지 감이 없다.)
2) 아이키아에서 2달러 주고 사온 초록 상자로 만든 화분 4개를 마저 채우고 고수(2종: West Coast Seeds에서 산 Santo와 Pinetree에서 산 Large Leaf)와 상추, 시금치를 심었다. 초록 상자 화분은 사실 일일이 물 주기도 귀찮고 그때그때 생기는 플라스틱 식품 용기로 만든 것이라 저마다 구조가 달라 관리하기도 까다로워서 storage tote(한국어로 하면 공간박스?)로 만든 화분이 대폭 늘어난 올해는 거의 쓰지 않았다. 부엌에 방치하다 겨우 덱으로 내놓아서 집안은 좀 깨끗해졌는데 이 화분을 계속 써야 할지 모르겠다. 버리긴 아까운데.
3) 시금치 씨앗이 조금 남아 pea와 배추(?)가 자라고 있는 구 그라운드 체리 화분 귀퉁이에 뿌리고 왔다. pea는 철사 토마토 지지대를 잘 붙잡은 것 같다.
4) 가을, 겨울에 키울 Totem Tomato 씨 한 알을 빨간 플라스틱 컵에 심었다. 첫 수확까지 70일 걸리는 토마토다. 올 여름 밖에서 키웠을 때 발아 시점부터 시들시들해지기까지 4개월 정도 간 것 같은데, 겨울 실내는 워낙 환경이 다르니 자라는 양상도 많이 다를 거다.
지금 심으면 발아하고 나서 한 달 정도는 밖에 내놓고 키우다가, 다음 한 달 정도는 낮에만 내놓고 키우고, 그 뒤 집에 들여놓아야 할 것 같다. 사람 손으로 일일이 수정해주는 게 귀찮을 것 같긴 하지만, 겨울에 집에서 키운 토마토를 먹는 데 성공하면 정말 뿌듯할 거다.
5) 수확한 채소를 어떻게 먹었나:
어제는 카레에 각종 토마토와 가지, 작년에-.- 얼린 콩, 안 매운 고추를 넣어 먹었다.
오늘은 덜 익은 멜론(Minnesota Midget)과 오이(Lemon Cucumber, Little Tyke Cucumber 각각 하나씩), Taxi Tomato를 채썰어 비빔냉면에 곁들여 먹었다. 덜 익은 멜론은 아주 달콤한 오이라고 생각하면 맛있다. 냉면 소스에는 깻잎과 옆집-.- 차이브를 갈아 넣었다.
남은 할 일:
marjoram 꽃봉오리 잘라 rosemary와 같이 내일 양고기 요리할 때 쓰기
Black Krim 토마토를 뽑고 그 자리에 배추 심기
Basil 뽑아 그나마 싱싱한 잎은 먹고(infused olive oil?) 깻잎 심기
덱 안에 쓰러져 있는 그라운드 체리 정리하고(다람쥐놈! ㅠㅠ) 깻잎 심기
비실비실한 Nasturtium 뽑고 Mesclun mix 심기
오이, 덱 아래 Sun Gold 토마토의 죽은 잎 정리
(얘들과 기타 시들시들한 토마토와 가지(사실 고추, 콩만 빼고 다 시들시들하다)를 뽑고 다른 걸 심고 싶은데 아직 안 익은 열매나 꽃이 조금 달려 있어서 언제 뽑는 게 좋을지 잘 모르겠다. 지금 심을 수 있는 건 잎채소와 뿌리채소, 이를테면 배추, 무, 당근(씨 없음), 케일(씨 없음), 시금치, 상추, 깻잎 정도라 의욕이 잘 안 생기기도 하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추운 날씨를 잘 견디는 mache(corn salad)를 심어야겠다. 당근, 케일, 비트 씨를 사올까?)
민트 화분을 어떻게 하나 고민하기: pennyroyal은 화분에서 꺼내 반으로 잘라 절반은 화분에 도로 넣고 나머지 절반은 컴포스트 쪽에 잡초 방지용으로 심으면 좋을 것 같은데, 컴포스트 쪽이 토마토와 뒤얽힌 잡초로 난장판이라 엄두가 안 난다. 나머지는 월동시켜 보고 줄기를 물꽂이해 겨우내 집에서 키우고 싶다. 그러려면 화분이 필요한데.
Totem Tomato 하나 더 심기
덱 위 토마토에 비료 주기
잎채소들 새싹 나서 자라기 시작하면 blood meal 섞어 물 주기
작은 cold frame Lee Valley에 사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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