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미국서부여행(Bryce Canyon National Park)
Utah 주 남서부에 있는 Bryce Canyon NP은 미국서부 3대 canyon(Grand, Zion, Bryce) 중 하나로, 1923년에 국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1928년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길이가 남북으로 약 21마일, 면적이 144㎢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며, 해발고도 2,400m~2,700m의 고지대로서 연간 200여 일이 최저 기온 기준으로 영하로 내려간다고 한다.
Bryce Canyon NP은 중심부에 강이 흘러 침식되어 양쪽으로 벽과 같은 지형이 발달한 협곡 형상을 보이는 곳이 아니어서 지리학적으로는 canyon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하며, 퇴적암이 오랜 세월동안 바람, 물, 얼음 등에 의한 침식과 풍화 작용을 통해 무른 부분은 떨어져 나가고 단단한 암석이 첨탑과 같은 형상으로 남은 지형이다. Bryce Canyon NP은 다른 canyon 같은 웅장하고 거대한 대자연의 위용보다도 섬세함, 화려함, 붉은 톤의 따스함 등 여성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공원으로, 닮거나 비슷한 곳도, 그 화려한 아름다움을 비교할 만한 대상도 없는 독특한 풍광을 가진 곳이다.
공원에 있는 수만 개의 첨탑같이 생긴 것을 “hoodoo”라고 하는데 아메리카 원주민 말로 “재수 없는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하며,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hoodoo”가 되어 평생 갇혀 산다고 생각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5천 5백만 년 전부터 생성되기 시작한 hoodoo는 물(비, 눈, 얼음)과 바람에 의한 침식과 풍화가 반복되는 과정을 거쳐 생겨난다고 하며, 비가 적은 건조 지대라 형체가 오랫동안 온전하게 보존되고 있다고 한다. hoodoo의 색은 주로 주황색, 노란색, 오렌지색이 섞인 색상으로 일출, 일몰 때 더욱 환상적이며, 한낮에는 좀 밋밋한 편하다.
Bryce Canyon NP은 규모가 작은 편으로 주요 point마다 포장도로로 잘 연결되어 있어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볼 수도 있고, 무료로 운행(5월 초~10월 초)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구경해도 좋으며, 난이도가 다양한 trail도 잘 정비되어 있어 체력과 시간을 감안해 걸어다니면서 구경하기에도 좋은 공원이다. 가장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Bryce Amphitheater(원형극장)는 계곡 형세에 따라 도로가 나있어 차를 타고 각 point에 갈 수 있고, 공원 구조상 비슷한 곳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것이므로 세심하게 봐야 특징이 구분이 된다.
우리도 방문객들이 많이 찾는 곳인 Bryce Amphitheater(원형극장) 지역을 중점적으로 돌아봤다. 가장 인기가 좋은 Navajo Loop Trail과 Queen’s Garden Trail을 걸었고, Bryce Point와 Inspiration Point는 차를 타고 가서 둘러보았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터널
공원 전체 지도. 가운데 네모 안이 Bryce Amphitheater.
핵심지역인 Bryce Amphitheater 지도. point와 trail이 자세히 나와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Bryce Amphitheater 지역의 주요 point는 Sunrise Point, Sunset Point, Inspiration Point, Bryce Point가 있으며, trail은 밑으로 내려가지 않고 상부 경계를 따라 연결된 Rim Trail과 Navajo Loop Trail과 같이 공원 내부 밑으로 내려가는 여러 개의 trail이 있다. point 구경은 시간이 충분하다면 Rim Trail을 따라 도보로 각 point로 이동해도 좋고, 시간이 부족하면 차량으로 이동하면 된다.
trail은 표고차와 거리 등 난이도에 따라 다양하게 있으므로 여건에 맞는 것을 선택하면 되며, 가장 인기가 좋은 trail은 Navajo Loop Trail과 Queen’s Garden Trail이라고 한다. 먼저 Navajo Loop Trail을 가기 위해 Sunset Point로 갔다. Sunset Point는 주차장과 아주 가깝게 있어 접근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Sunset Point에서 바라본 Bryce Amphitheater 모습. 실제로 원형극장에 수만개의 hoodoo들이 모여 있는 것 처럼 보인다.
Sunset Point에서 다른 방향의 원경을 바라본 모습
Sunset Point의 바로 아래를 바라본 모습
hoodoo를 가까이서 보기 위해 Sunset Point에서 Navajo Loop Trail을 따라 내려가 Queen’s Garden Trail을 거쳐 Sunrise Point로 올라오는 코스를 걸으면서 Bryce Amphitheater의 속살을 맘껏 들여다 봤다. 총 2.9마일로 2~3시간 정도 걸린다. Navajo Loop Trail은 두 방향으로 갈라지는데 깊은 협곡 형태의 Wall Street(뉴욕 맨하탄 Wall Street와 같은 느낌이 들어 붙은 이름)와 아래 위에 두 개의 다리가 있는 것 처럼 보이는 형상의 바위가 보이는 Two Bridges가 있다. 우리는 Wall Street 쪽으로 내려갔다.
Wall Street 방향으로 내려가는 trail 초입부. 급경사 지역의 협곡으로 switch back 형태다
요렇게 지그재그 형태로 생긴게 switch back 구간이다.
Wall Street switch back 구간을 내려가면서 한 컷
slot canyon처럼 좁은 구간도 있다.
Wall Street를 다 내려가면 꽤 넓은 홀같은 곳이 나온다. South Hall인 것 같다.
(엄마가 계속 앞장서서 씩씩하게 걷고 계신다. ^^)
협곡 사이로 햇빛이 들어와서 그런지 붉은 흙의 부드러운 색감이 환상적이다.
햇빛이 부족한 좁은 협곡에 이렇게 큰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니 나무의 생명력이 놀랍다.
좁은 협곡을 빠져나오면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걷기 좋은 비포장 시골 산길 같다.
간만에 젊은 부부 인증샷 한 컷
셀카봉이 고장나서 5명이 함께 찍을 수 없는 아쉬움이~
Navajo Loop Trail이 끝나고 Queen’s Garden Trail 쪽으로 넘어가는 부근에 있는 안내판
쓰러져 죽은 거목에서 잠시 휴식 중. 주변에 나무가 많은데 이 지역은 침엽수가 우점종으로 고도에 따라 2,100m 부근에는 향나무, 2,400m 부근에는 소나무, 2,700m 부근에는 전나무가 많다고 한다.
Queen’s Garden Trail을 걷는 중에 한 컷. 여기도 아직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다양한 hoodoo들이 보인다.
hoodoo를 가까이서 보면 흙인지 암석인지 애매한데 상당히 무른 암석처럼 보인다.
밑에서 위로 올려 찍으면 hoodoo가 꽤 커 보인다.
중간 중간 코스를 연결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작은 터널을 뚫었나 보다.
Queen’s Garden Trail에 있는 여왕 바위, 모양이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을 닮아서 Queen’s Garde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침식과 풍화가 더해져 모양이 조금씩 변하고 있는것 같다.
아기자기 하고 뾰족한 첨탑같은 hoodoo들이 많이 보인다.
Queen’s Garden을 지나 Sunrise Point로 올라가는 길이다.
Sunrise Point바로 밑에서 올려다본 모습. hoodoo들이 한창 생겨나는 것 같다.
Sunrise Point을 거의 다 올라온 지점에 있는 특이하게 생긴 hoodoo. 사람 얼굴 모양같다.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던 photo zone에 올라가 찍었는데 좀 밋밋하다. 좀더 올려 찍어야 멋진 사진이 나올 것 같다.
Sunrise Point에 다 올라와서 hoodoo를 바라본 모습
Queen’s Garden에서 Sunrise Point로 올라와 차를 타고 Inspiration Point, Bryce Point로 이동했다. 전반적인 느낌은 비슷했으나 Inspiration Point는 hoodoo가 마치 절에 3천개의 불상이 안치된 것 같은 느낌이고, Bryce Point는 hoodoo가 넓게 흩어져 있는 것 처럼 느껴졌다.
Bryce Amphitheater 여러 point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Bryce Point는 중간중간 나무도 많이 보이고 hoodoo도 그렇게 조밀하지 않은 분위기다. 트레일이 마련돼 있어 좀 덜 복잡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라 해도 될 것 같다. (이날은 포인트 위치를 정확히 몰라 포인트까지 못 가보고(다음날 아침에 가보았다) 트레일만 좀 걸었다.)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라 탁트인 조망이 시원하다. 정은이는 항상 모델 포즈~
여기도 여유가 있었다면 trail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봤으면 좋았을 텐데~
hoodoo들 사이로 나무들이 꽤 많다.
여기도 나름 hoodoo가 좀 크고 밀집된 지역도 보인다.
수많은 hoodoo가 사찰의 작은 불상처럼 Bryce Amphitheater에 빽빽하게 밀집되어 있는 모습의 Inspiration Point로 다른 point와 느낌이 다르다.
침식과 풍화로 어떻게 이런 모습이 생겨날까 자연의 힘의 위대함을 실감하게 한다.
무슨 포즈인가? 어딘가 잡지에서 봤을 것 같은 포즈?
전날 Navajo Loop Trail 내려갈 때 Two Bridges 쪽에 있어 어제 제대로 못 본 Thor's Hammer를 보기 위해 다시 내려갔다 올라왔는데 급경사 길이라 만만한 길이 아니었다. 그래도 Bryce Canyon NP의 마스코트와 같은 hoodoo를 가까이서 보고 멋진 사진을 건질 수 있어 좋았는데 시간이 좀 많이 걸려 핀잔을 엄청 먹었다.
왼쪽 가장자리에 있는 "Thor's Hammer". 주황색 전경이 멋지다. "Thor"는 북유럽 신화는 나오는 천둥과 번개의 신이라고 하며, 그가 잘 쓰는 무기가 Hammer라고 한다. 2011년에 "Thor"라는 영화가 개봉되었다고 하며, 현재 목요일 영어 표기인 "Thursday"도 여기에 어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좀더 가까이 가서 본 Thor's Hammer. 아침 햇살을 받아서 그런지 붉은 빛이 강하다.
Thor's Hammer 근처의 다른 방향에 있는 hoodoo들. 옆에서 보는 모습이 위에 있는 point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장면이다.
주황색이 약하고 흰색이 강한 hoodoo. 마치 실루엣을 보는 것 같다.
가장 가까이 가서 찍은 Thor's Hammer 사진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한층 밝게 보인다.
둘째날 아침에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일어나 정은이가 골라놓은 포인트인 Inspiration Point로 갔다. 6월 중순임에도 많이 추울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다들 나름 방한(?) 준비를 했는데 떨 만큼 춥지는 않고 좀 쌀쌀한 수준이었다. 여기서 일출을 보고 나서 얼른 일출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Sunrise Point로 가자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그렇게 감흥이 많이 없었다. (아빠가 얼마나 고집을 부렸는지! ㅠㅠ -정은) 정은이가 여기보다 Bryce Point가 더 멋있다는 글을 봤다는 이야기를 해 다시 Bryce Point로 이동했는데 오늘은 Sunrise Point가 이름값을 못하고 있나 보다. 다른 2군데를 먼저 보고 오다 보니 해가 좀 높게 떠있다. 처음부터 정은이의 얘기를 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일출이라 햇빛이 비스듬하게 비추더라도 hoodoo 크기가 작고 원경이라 그런지 그렇게 그림자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 좀 아쉬웠으나, 측면에서 햇빛을 받은 hoodoo의 붉은 주황색이 더욱 화사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겨울에 눈이 왔을 때 보면 흰 눈과 붉은 태양과 주황색 hoodoo가 멋지게 조화를 이룰 것 같다.
Inspiration Point에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후두 색이 진하게 보인다.
해가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다.
지평선 위로 해가 떴다. 아침 햇살 정기를 듬뿍 받았다.
아침 여명에 주황색과 흰색이 더욱 잘 어울려 보인다.
아침 햇살이 살짝 비치니 hoodoo들의 모습이 환상적이다.
Bryce Canyon 수호신에게 기도 하는 중? 제물은 바나나, 사과?
(우리는 그냥 추워요 ㅠㅠ)
바람막이, 스카프, 스웨터 잔뜩(?) 껴입었다. 좀 쌀쌀하기는 했으나 춥다고 할 정도는 아닌 듯!
Sunrise의 이름을 찾아 Sunrise Point에 왔다. 해가 살짝 떠오른 후라 그런지 그림자가 제대로 나타난다. hoodoo가 밀집된 지역이 아닌 반대쪽 방향의 그림자라 좀 듬성듬성해 보인다.
측광을 받아 그림자가 뚜렷하게 보인다.
햇빛을 받아서 그런지 흰색톤의 색감이 더욱 파스텔 처럼 보인다.
hoodoo가 밀집된 지역은 역광 방향이라 사진이 뚜렷하지 않다.
가까운 곳에 있는 hoodoo들. 침식과 풍화가 많이 진행되어 위태로워 보인다.
Sunrise Point를 떠나 Bryce Point로 옮겨왔다. 해가 좀 높게 떴으나 역광이 아니라서 Sunrise Point보다 일출 분위가 더 살아나는 것 같다.
살짝 측광이라 hoodoo가 보다 선명하게 잘 보이고, 높은 지대라 그런지 조망이 시원하다.
가까운 곳에 있는 hoodoo를 당겨 찍었다.
Bryce Amphitheater을 배경으로
어딜 가든, 누가 있든 없든 애정표현은 자연스럽게~
어디를 가나 자주 보이는 다람쥐. 사람을 많이 봐서 그런지 무서워하지 않는다.
trail에서 만난 이름 모르는 새 종류. 근처에 새집이 있는지 떠나질 않는다.
Visitor Center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본 Thor's Hammer 레고 블럭. 영진이가 이걸 샀다.
Zion NP가는 길에 들른 식당 벽에 걸려 있는 세계 지도. 어디서 왔는지 핀을 꽂을 수 있어 우리도 하나 꽂았다.
묵었던 숙소에 제공된 아침 식사. 꽤 괜찮고 맛있었다.
식당앞에 서 있는 마네킹과 한 컷. 정은이가 진짜 마네킹 포즈같다.
젊은 총각, 마네킹 말고 이쁜 여인 만나 같이 놀러 오게나!